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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주요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동물의 숲 시리즈의 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란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3월 20일에 함께 출시한 게임 '둠 : 이터널'과도 정말 다른 게임이죠.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 하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들은 정말 많습니다. 당장에 흔히들 얘기하는 국내 PC방 순위를 보면 싸우고, 또 싸우는 게임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선 싸움도, 갈등도, 재촉도 없습니다. 그저 정해진 공간에서 살아갈 뿐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극적인 컨텐츠도 없이 어떻게 이 게임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게임으로 다가왔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모든 컨텐츠에 피로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플레이 했던 게임 중에 동물의 숲과 그나마 유사한 게임이 있다면 '스타듀 밸리'란 게임입니다. 스타듀 밸리 또한 동물의 숲과 마찬가지로, 전투 등 자극적인 컨텐츠는 거의 없고, 농사를 짓고, 낚시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피로도'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오른쪽 하단의 피로도, 출처 |
그래서 제가 스타듀 밸리를 플레이 했던 경험과 동물의 숲을 플레이 했던 경험은 매우 달랐습니다.
스타듀 밸리를 플레이 하는 저는 정해진 피로도 속에서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수로 물을 뿌린 곳에 또 물을 뿌리면 아차, 하고 아쉬워 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해진 피로도 속에서 효율적으로 플레이 해야한다는 생각이 계속 되다 보니, 스타듀 밸리를 플레이 하는 저는 힐링을 하러 온 기분 보다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기분이 들게 된것 같았습니다.
물론 두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고, 다른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피로도를 채울 수 있지만, 그 피로도를 채우는 것도 저에겐 또 신경 써야할 부분이 됐습니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효율적으로 피로도를 채울 수 있을까 하면서요.
최근의 게임들은 컨텐츠의 소모를 늦추기 위해 많은 방법을 만들어 왔습니다. 컨텐츠를 무한히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컨텐츠를 소모하는 속도를 늦추는 방향을 간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플레이어는 컨텐츠 하나를 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효율적일까, 어떤 컨텐츠를 즐겨야 더 강해질까 하는 강박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동물의 숲은 어떤 행동을 해도 플레이어는 지치지 않습니다. 이 것은 플레이어가 언제 게임을 켜든지, 얼마나 게임을 하든지, 모든 컨텐츠를 계속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
이렇게 되면 플레이어에게는 스트레스나 신경쓸 것이 없기 때문에 다른 게임들 보다 훨씬 더 높은 힐링에 대한 만족감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이 플레이어에게 새롭게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모든 NPC들이 플레이어에게 한없이 친절하고, 적의가 없습니다.
동물의 숲의 모든 동물들은 플레이어에게 적의가 없습니다. 플레이어를 해치지 않고, 플레이어가 못된 짓을 해도 그저 조금의 짜증 내는 대사만 존재 할 뿐입니다.
대다수의 동물의 숲 플레이어들은 이 게임을 플레이 할 때 NPC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부분을 크게 보진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NPC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편한 일상에서 오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플레이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NPC와의 갈등이나, 호감도 요소 등이 비교적 절제돼있기 때문에, NPC와의 대화 등이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다른 NPC와의 관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플레이어들이 하고싶은 것을 한다.' 라는 캐치프라이즈에 더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NPC들은 그냥 존재하는 AI이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감동을 줍니다.
플레이어가 작은 나비를 잡을 때 옆에 있다면 박수를 쳐주고, 자기가 알고있는 DIY레시피가 있다고 플레이어에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출처 |
이런 부분들은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 안에서 나는 하나의 공동체 일원이라는 느낌을 받게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 NPC들이 특별한 상호작용 등이 없어도 플레이어에게 또 다른 특별한 재미로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물의 숲에 대한 여러 인터넷 들을 찾아보면 이 NPC들에 대한 감동적인 일화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답글삭제게임에 주된 목표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을 할 때 플레이어는 낚시를 해도되고 다른 섬마을을
놀러 다녀도되고 마을을 꾸민다거나 심지어 그냥 산책을 하며
풍경을 둘러봐도 됩니다
우선 게임에 주된 목표가 없으니 플레이어는 각자만의 목표를 찾고
그 각자만의 목표를 완수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그 게임은 이제
플레이어 개인만의 게임이 되는거죠
다른 게임들은 제작자가 정해놓은 주된 목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치밀하게 플레이어가 주된 목적을 달성하게끔 설정을 한다
해도(목표를 이루기 위한 정당성 부여 등) 게임의 이질적인 부분은
덮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이 게임은 애초에 이질적인 부분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주된 목표가 없고, 플레이어가 그 목표를 수행하게끔 강제로
플레이어를 이끌 이유가 없으니까요!
이렇게 플레이어 개인만의 목표, 개인만의 취향대로 활동 할 수 있다는
점과 게임에 이질적인 부분이 없고 편안하다는 점으로 정말 유유자적한
힐링 게임이 된거죠. 거기에 하필 코로나때문에 이런 게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져서 (+ 닌텐도 버프) 성공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 맞습니다! 목표가 없는 게임이란건 자칫 지루해지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게임이 될 수 있지만 동물의 숲은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존재해서 목표가 없다는 게임의 단점을 잘 소화해낸 것 같습니다.
삭제저는 스타듀밸리를 두번이나 샀는데 두번 다 환불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일 시키는 게 너무 갑갑해서요. 반면 동물의숲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사소한 모션 하나하나가 꽤나 디테일해서 가만히 있기만 해도 재밌더라고요 ㅎㅎ 귀여운 캐릭터만 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고요. 다른 게임들처럼 그냥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진짜 아기 같이 귀여우니까요. 게다가 게임시간이 리얼타임인 게 현실의 연장선 느낌이라, 현실 속의 나만의 공간이 생긴 느낌이라 특별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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